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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2

「변신」- 프란츠 카프카 나는 위스키를 좋아한다. 물, 곡물이라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기본적인 식재료를 가져다가 사람마다 오만가지 다른 방법과 기술로 각자의 깊은 사연을 느끼게 해주는 풍미를 느끼게 해주니까. 나에게 있어서 소설도 마찬가지이다. 그 내용이 길든 짧든, 전하고자 하는 줄거리가 한 줄로 요약되더라도 텍스트를 읽으며 음미하는 과정 중에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나의 뇌가 그것에 전념토록 하는 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은 좋은 소설이다. 워낙에 변신이란 작품은 유명하기도 하고 단편으로 내용이 길지 않으며 간결한 문체와 작가가 전달하려고 하는 스토리가 명확하기 때문에 어쩌면 주제의식이나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이 일맥상통 할 것 같으나, 실제로 글을 읽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다양한 해석과 여.. 2024. 1. 10.
「농담」- 밀란 쿤데라 1. 책 전반에 대해 던져졌던, 하지만 어렴풋이 만 와닿았던 “농담”이란 단어를 책의 마지막 챕터를 읽으며 이젠 알겠다. 자초한 인생의 아이러니 - 루드비크를 통해 말하고자 한 살면서 필연적으로 마주치는 운명의 장난이란 생각(자주 그리고 많이 경험해 볼 만큼 살아본 것은 아니지만) 밖에 들지 않는 아이러니 혹은 꼬일 대로 꼬여버린 삶의 실수와 오점이 쭉 쌓여 만들어진 헤어 나올 수 없는 공허와 같이 그렇게 그런 농담이 작든 크든 결국 파괴적 삶을 불러왔다. 그런 점에선 코스트카에겐 농담이 없어 보인다. 농담처럼 얽히고 설킨 루드비크와의 관계에서 어쩌면 그의 서사는 농담을 하지 않는 사람. 혹은 자신의 발언과 태도로 인해 야기시킨 재앙에 대해 책임 회피적이거나 부정하진 않는 사람인 듯하다. 아님 신앙과 종.. 2023. 12. 4.